
부안실버복지관은 해마다 ‘찬란한 내 인생, 끝까지 해피엔딩’이란 주제로 웰다잉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웰다잉 (well dying)을 직역하면 ‘잘 죽는 것’이라는 뜻이다. 교육 주제가 죽음이다 보니 처음 접하는 사람들의 반응은 대부분 부정적이다. 이런 반응은 ‘누구나 죽는다’라는 사실은 알지만 ‘언제 죽을지 모른다’는 막연한 불안과 두려움으로부터 자유롭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잘 죽는다’는 것은 무엇을 말할까? 직접 경험한 적 없고 예측할 수 없는 죽음을 어떻게 다룰 수 있을까? 우리는 타인의 죽음을 통해서만 죽음을 경험하며 그 경험을 통해 자신의 죽음을 생각하게 된다. 나도 언젠가는 죽을 것이라는 죽음에 대한 성찰을 통해 현재 나의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 결단하게 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웰다잉은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고 지금, 이 순간을 잘 살아가는 일, 곧 웰리빙(well living)이라 할 수 있다.
‘찬란한 내 인생, 끝까지 해피엔딩’이라는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부안실버복지관의 웰다잉 교육 또한 이런 의미를 담고 있다. 불안하기만 했던 죽음을 스스로 준비하는 과정에서 자기 삶을 돌아보고 앞으로의 삶을 기대하며 현재를 더욱 찬란하게 살아가자고 다짐하는 시간이다.
참여자들은 내 삶의 소중한 사람들과 감사했던 일을 나누며 그 과정이 담긴 이야기들로 자서전을 써보는 활동을 통해 보람을 느낀다. 상실 이후 애도의 중요성과 용서하지 못한 사람들과의 화해의 시간을 가지며 마음이 가벼워진다. 하고 싶은 말을 담아 유언장을 써보고, 자신이 원하는 장례식도 미리 기획해 본다. 유산에 대한 상속을 어떻게 할 것인가까지 정리하면 죽음을 준비하는 일이 자신의 삶을 존중하고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감사하는 일로 받아들여진다.
웰다잉 교육의 마지막은 버킷리스트를 작성해 보는 것이다. 참여자들은 현실 생활에 치이거나 미루어서 시도하지 못한 버킷리스트들을 신중하게 적어나가며 죽음 준비교육을 통해 한층 거듭난 자세로 지혜로운 노년기를 보낼 힘을 얻는다. 모든 과정을 마치고 나면, 좋은 죽음이란 ‘자신이 원하는 곳에서 고통 없이 두려움 없는 평온한 상태로 가족들에게 둘러싸여 존경과 존중을 받으며 아쉬움 없이 작별 인사하는 것’이라는 정의에 이른다.
우리는 생애주기에 따라 출산,입시,취업,결혼 등과 같이 필요한 과업들을 미리 준비한다. 그러나 누구에게나 당연하게 닥쳐올 죽음을 미리 준비하는 사람은 흔치 않다. 이는 죽음에 관해 관심이 없거나 죽음을 두렵고 불편한 것으로 인식하여 회피하는 이유일 것이다.
웰리빙(well living)은 가치 있고 행복하게 살아가는 것을 의미한다. 건강한 몸과 마음, 좋은 사람들과의 관계, 배움의 즐거움,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는 일 등을 담고 있다. 웰리빙은 웰다잉을 통해 더욱 강화된다. 느슨했던 일상을, 느슨했던 관계를 살피며 다시 찬란한 인생을 지속하게 되는 것이다. 어느 학자는 ‘인생의 마지막 공부는 죽음 공부이다.’라고 말한다. 찬란한 인생을 끝까지 해피엔딩 하기 위해 많은 사람이 죽음을 준비하기를 바란다.
복지사업과
과장 김병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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